아침 9시 30분에 일어나긴 했는데 너무 졸려서..
쇼파에서 눈을 붙인다는게 2시간을 더 자버렸다.
결국 12시가 다 되어서 기상.
전날 한자를 다시 한 번 제대로 못 본 관계로..
한자 외우기 프로그램 켜고 엄청난 속도-_-로 단어들을 눈에 입력했다.
다행히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엔 성공해서 마음이 홀가분했다.
근데 밥을 먹고 나니 지각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.
그래서 결국 택시를 타기로 결정.
집 앞에서 택시를 잡고 늘 그랬듯이 '서울대 행정관'이요.
라고 말하고는 멍 때리면서 앉아있는데-_-;
대뜸 택시기사 아저씨께서 몇 학년이냐고 물어보셨다.
난 2학년이라고 대답했고, 기사아저씨는 요즘 쇠고기 문제 때문에
우리 학교가 시위에 참가하는 문제로 시끄럽다는 얘기를 신문지상에서
많이 접하셨다고 했다. 그러더니 총학이 요즘도 집회에 나가냐는
질문을 하셨다. 난 그래서 최대한 아는 만큼 ( 처음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제로
촛불집회 참여에 찬성하는 여론이 많아서 집회에 참가했지만, 요즘엔 정부의 다른 정책들까지 반대하는 쪽으로
촛불집회의 성격이 바뀌어서 총학은 촛불집회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. )
설명을 해드렸다.
그랬더니 자신은 학생들이 정치적인 이슈에 휩싸이지 않으시길 바란다며,
여론에 등떠밀려서 학업에 정진해야할 청년들이 왜 촛불집회에 나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.
어차피 서민은 한우 비싸서 못 먹는데, 미국산 쇠고기라도 먹어야할 것이 아니냐며..
대꾸를 하려다가, 그냥 조용히 있었다. 괜히 기사 아저씨를 자극하는 말을 꺼낼까봐 걱정스럽기도 했지만,
나 또한 작금의 현실에 대해 무언가를 자신있게 말할 입장이 못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
그래서 한편으로 '비겁한' 나 자신에 대해,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데에 찬성하시는 기사아저씨에 대해서 일말의 씁쓸함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.
아무튼 대국 한자 시험을 보러 가는 동안, 뜻하지 않게 요즘 시국에 대해 다시 한 번
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된 것 같다.
요 근래에 너무 나 자신의 문제에만 함몰되어 사는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