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젠 좀 지겨워진다.
전날 잔 낮잠의 여파가 컸나보다.
잠은 자야겠는데 잠들지를 못해서 침침해진 눈을 부릅뜨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.
지금 시간에 모니터에 내 두 눈을 담그는 것은 단지 잠에 들기 위해서 피로감을 쌓는 행위일 뿐임
을 알지만.. 어쩔 수가 없다. 마치 마약 환자가 마약을 못 끊듯이, 흡연자가 담배를 못 끊듯이..
책상에는 이제껏 줄곧 읽기로 마음먹었던 책이 펼쳐져있는데
역시나 눈은 책보다는 모니터에 더 익숙해져있다.
돌이켜보면.. 내 2학년 여름방학이 딱 이런 상태였던 것 같다.
뭔가를 해야는겠는데 잘 안되고 안되서 미루고 미루다가 아침을 맞이하는
이젠 좀 바뀌고 싶은데.. 이젠 좀 끊고 싶은데..
마음만큼 잘 안된다.
머리 속에 있던 것을 여기에 덜었으니까..
이제 좀 후련해졌을까.